실내 VR 스포츠실, 교실놀이 등장

 

[교육정책뉴스 이채원 기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초등학교의 체육시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매년 3월은 학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는 시기이다. 하지만 동시에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으로 치솟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고 기관지가 약한 초등학생들에게 미세먼지는 더욱 치명적이어서, 초등학교는 미세먼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 사태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에서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초등교원 1414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의 90.6%가 "미세먼지로 인해 학교 수업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미세먼지로 인해 체육수업 취소 또는 실내활동으로 대체'를 겪었다'고 답한 교원은 96.8%에 달했다. 

이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초등학교의 체육수업이 취소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1. 실내 가상현실(VR) 스포츠실 운영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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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도 마치 야외에서처럼 체육활동을 즐기기 위한 방안으로 '가상현실'(VR)이 떠오르고 있다. 

실내 VR스포츠실이 설치된 일부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축구, 양궁, 소프트볼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학생 502명과 교사 46명을 대상으로 VR스포츠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90% 이상, 교사의 84%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야외활동을 할 수 없지만 체육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실내 공기질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VR스포츠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일괄 설치했다. 

전국의 초등학교에 VR스포츠실을 설치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원한다. 

2017년에는 10개, 2018년에는 130개 초등학교에 스포츠실 설치를 지원하였고, 올해에는 112개의 초등학교에 추가로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2. 실내체육시설 설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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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도 미세먼지로 인한 초등학교 피해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내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의 전체 학급에 공기정화시설을 설치해 교실에서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아직 실내체육시설이 없는 학교에 대해 올해 안으로 간이체육실, 옥외체육관 등을 확충하고, 물리적으로 설치가 곤란한 경우 교실에서 활용 가능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보급할 계획이다.  


3. '교실놀이' 발달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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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활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실내 체육활동인 '교실놀이'가 발달하고 있다. 

모둠별로 협력해 빨대로 풍선을 오랫동안 공중에 띄우는 '풍선 놀이', 플라잉 디스크를 활용한 '교실 컬링', 학생들이 밥, 계란, 김치 등 볶음밥 재료가 되어 규칙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며 자리를 옮기는 '볶음밥 놀이' 등 창의적인 교실놀이가 새롭게 개발되고 교실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수업모형인 '교실놀이'를 적극적으로 운영한 교사의 사례를 특별기획글로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환경요인으로 인한 운동장 대체 수업 직무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연수를 통해 교원들은 컵을 빠르게 쌓으며 집중력과 순발력을 기르는 '스포츠스태킹'과 같은 교실체육을 체육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4. 실시간 미세먼지 측정 

체육활동을 완전히 실내로 옮길 수는 없기에, 공기 질이 좋은 날에는 야외로 나와 초등학생들이 신선한 공기를 쐬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기를 각 학교 혹은 교육청에 설치해 체육활동이 가능한 시기에는 야외 체육 활동을 진행한다. 

 


미세먼지 사태에 따라 변해가는 체육수업에 대해 초등학교의 교원들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신체능력 발달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나온다.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로 들어가기보다는, 학교와 정부가 함께 고민해 장기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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