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아제'(Jean Piaget)의 '인지발달이론' 탐구하기

[교육정책뉴스 한진리 기자] "Peekaboo!(피카부)"

미국에서 'Peekaboo'는 아기 앞에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까꿍!" 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기에게 곧잘 이런 행동을 하고난 후 자지러지게 웃으며 좋아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장피아제 자화상
장피아제 자화상

그렇다면 왜 아기들은 얼굴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단순한 놀이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 답은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장 피아제'(Jean Piaget)를 통해 찾을 수 있다.

피아제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발달적 단계와, 학습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지적 발달을 이룬다'는 인지발달 연구의 선구자다.

그는 10세 때 백색종 참새 관찰결과를 논문으로 발표, 15세에 이미 유럽 동물학자들 사이에서 그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1919년에 파리의 소르본(Sorbonne)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독해력 검사를 실시, 학생들이 범하는 실수의 유형에 관심을 가져 아이들의 추론과정을 연구하게 되었다.

피아제는 파리에서 처음 발견한 주제, 즉 '아이의 정신은 일련의 정해진 단계를 거쳐 성숙한다'는 생각을 계속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아이에게는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는 사고력 발달의 시간표가 있다는 '인지발달이론'을 주장하면서, 인지발달과정을 4단계로 분류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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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는 0-2세에 해당하는 감각운동기(Sensory-motor stage)이다. 이 단계에서는 타고난 신체적 반사능력을 터득하고, 그 능력을 확대해 유쾌하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또한 숨겨진 대상을 찾고, 보이지 않는 위치 이동을 이해할 수 있는 '대상영속성'의 개념을 획득하게 된다.

그런데 대상영속성을 획득하기 전 아기들은 얼굴을 가리기만 해도 존재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까꿍' 놀이를 그토록 좋아하는 것이다.

2단계는 2-7세에 해당하는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이다. 이 단계에 아이는 외부세계에 대한 내적 표상을 통하여 환경을 상징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배운다. 사물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사물의 크기ㆍ모양ㆍ색 등과 같은 지각적 특성에 의존하는 직관적 사고를 보이며, 자기중심적 태도도 보인다.

3단계는 7-12세에 해당하는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al stage)이다. 이 때 아이의 사고과정에 논리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사물을 유사점과 차이점에 따라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시간과 수의 개념을 파악하고, 자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신의 관점과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4단계는 12세부터 성인기에 이르는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stage)이다. 이 단계에 아이는 논리적 사고력을 터득하여 유연한 정신적 실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추상개념을 조작하고 가설을 세우며,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운다. 자유ㆍ정의ㆍ사랑과 같은 추상적인 원리와 이상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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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은 아동과 학습 및 교육에 관한 이전의 견해들을 재평가하도록 만들었다.

어떤 사고과정이 유전적으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발달한다면, 교사가 아이를 교육할 때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세계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피아제는 인지발달이론을 통해 아동 심성의 독자성과 발달단계를 명확히 하였으며, 아동과 어른 간 논리구조에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 아이들이 '어른의 축소판' 정도로 파악되던 낡은 아동관을 타파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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