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과 우울, 학업성취에 상관관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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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뉴스 박은숙 기자]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

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히만(Martin Seligman)과 스티브 마이어(Steve Maier)은  24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던 중, 놀라운 현상을 발견한다.

그들은 먼저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는데, 제1 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반면 제2 집단은 코로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이 묶여 있어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했다. 제3집단은 비교 집단으로 상자 안에 있었으나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다.

24시간이 흐른 뒤에는 세 집단 모두를 다른 상자에 옮겨 놓고 전기충격을 주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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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히만은 세 집단 모두 상자 중앙에 있는 담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도록 장치를 조작했고, 제1 집단과 제3 집단은 중앙의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다.

그러나 제2 집단은 전기충격을 피하려 하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전기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즉, 제2 집단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셀리히만의 실험으로 세상에 드러난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은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 피할 수 있게 되도 극복하려는 시도조차 없이 자포자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학습된 무력감은 다양한 영역에서 파생 효과를 가져오는데, 대표적인 것이 학습된 무력감과 우울증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미국의 인지치료자 '아론 벡'의 연구이다.

그는 우울증 환자들이 자신, 세상, 미래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시도를 해도 자신의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학습된 무력감’과 그 증상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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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된 무력감은 학령기 아동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학습된 무력감을 지니고 있는 학생은 학업성취에 있어 자신의 잠재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며, 쉽게 학업을 포기하게 되고 학교를 자신에게 계속된 실패만을 주는 장소로 느끼게 된다.

물론 학습과제에 대한 실패가 반드시 학습된 무력감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패경험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학생들은 무력감을 학습하는 대신에 더 나은 수행을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부모와 조력자와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뒷받침 되야 한다.

특수교육에서도 학습된 무기력은 중요하게 다루어 지는데, 장애 학생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실패의 경험이 지나치게 누적되면 연습에 의해서 향상할 수 있음에도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는 이들이 적절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과제를 분석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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