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운영 시작한 서울시 교육청 '숙제 없는 학교'
찬성 VS 반대 나뉘어 팽팽히 맞서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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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뉴스 한진리 기자] '숙제 없는 학교'.

현재 초등학교 자녀를 두었거나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한번쯤 '숙제'가 없는 학교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숙제 없는 학교'는 우리나라 보다 한발 앞서 운영 중인 국가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나뉘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서울시 교육청이 초등학교 1~2학년 교실에 '숙제 없는 학교'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도입한 '숙제 없는 학교'는 1학년의 경우 알림장쓰기나 받아쓰기 같이 한글을 알아야 하는 교육활동을 지양하고, 선행학습이나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이른바 '엄마 숙제'를 없애는 것이다.

교육청은 '숙제 없는 학교' 도입의 이유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스스로 숙제를 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어려운 숙제가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수단이 되는 것을 개선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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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숙제'가 아이들에게 실제적으로 효용성이 있는가에 관한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 되어 왔다.

1904년 독일의 교육학자인 '에른스트 모이만'(Ernst Meumann, 1862~1915)은 '숙제는 학교 수업시간 내에 이뤄져야 할 교육' 이라며 숙제의 불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후 1958년 독일의 교육학자 '베른하르트 비트만'은 학교에서 4달 동안 두 과목에 대해 숙제를 내주지 않은 학급과 숙제를 내준 학급의 학습 효과를 비교했는데, 두 학급 학생들의 학업 수준 향상에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트만은 이 실험을 근거로 '숙제는 학생의 지식향상과 학습의 완성도를 증가시키는데 전혀 효과가 없는 제도'라며 숙제 폐지를 주장했다.

1980년대 독일의 학교 교사였던 힐마 슈벰머는 실험을 통해 숙제의 부작용을 증명해 보였다.

슈뱀머에 따르면 숙제로 인해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가,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와 유사하게 변형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숙제는 사회적 불평등을 첨예화시키는 도구가 되어, 숙제를 도와줄 수 있는 학력 수준이 높은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 간의 격차를 드러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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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최근 미국과 중국, 영국, 독일 등지에서도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숙제를 내주는 대신 독서와 다양한 체험을 장려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각국의 학부모들은 '집에서 숙제를 하지 않으면 어디서 반복 학습을 하나?' 와 '숙제는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스트레스다. 없애는 것이 좋다' 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에서는 '숙제 없는 학교'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숙제를 금지한 미국의 한 공립초등학교 학부모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에 이 정책이 '사교육을 시켜줄 여력이 없는 부모들에게 오히려 짐이 된다'며 숙제 폐지를 반대했다.  

'숙제 없는 학교' 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로 여론이 양분되어 운영되고 있는 지금, 교육의 주체인 아이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 라인과 가정에서의 부모의 결단이 중요해 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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