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Murphy's law) 은 꼭 부정적인 것일까?...'인터스텔라'를 통해 비틀어보기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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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뉴스 이준호 기자] 여느 때와 같은 아침, 매일 버스를 타고 출근하다가 그날 따라 택시가 타고 싶어 택시를 탔더니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열심히 시험공부를 했지만 나오지 않을것 같아서 가볍게 보고 넘어간 곳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머피의 법칙'(Murphy's law).

잘못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일종의 경험법칙으로, 1949년 미국의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일하던 머피 대위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어떤 실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머피는 그 원인을 무척 사소한 곳에서 찾게 되었다. 그때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나쁜결과(disaster)를 불러온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한다’는 말을 했다.

이는 안 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 이란 말을 쓰게 됐다.

출처: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출처: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머피의 법칙'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하는 경험법칙 중 하나이다.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날에는 비가 오고, 우산을 가져온 날에는 비가 오지 않거나, 버스를 한참 기다리다 못해 잠깐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고 나오는 사이에 버스가 지나가는 일들 따위는 일일이 열거하기 많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때문에 머피의 법칙은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며, 안좋은 일은 나에게만 닥친다는 자괴감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흥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의 주인공 쿠퍼의 하나뿐인 딸 이름 역시 '머피' 이다.

당연하게도, 안 좋은 일이 연거푸 일어난다는 '머피의 법칙'에서 따온 이름을 딸이 좋아할리 없다.

여느때처럼 시무룩한 얼굴로 불평하는 딸에게 쿠퍼는 말한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거지."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는 대사를 통해 기존에 알려져 있던 머피의 법칙을 전복시킨 감독의 빛나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많은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또는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저 운이 나빠서 일어나는 결과로 인해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머피의 법칙이 유독 강하게 자신을 짓누른다 느껴지는 날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위로를 떠올려 보는 것이 어떨까.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일이, 지금 일어난 것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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