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학생들로 수학 동아리 운영하며 시험문제 공유 파문... 문제 제기 학생들에게 적반하장식 태도 논란

출처 : 광주시교육청 | 광주 A고교, 상위권 동아리에 문제 유출 논란... 숙명여고 사건과 달랐던 점은?
출처 : 광주시교육청 | 광주 A고교, 상위권 동아리에 문제 유출 논란... 숙명여고 사건과 달랐던 점은?

[교육정책뉴스 김재정 기자] 광주의 A 사립고교 3학년의 1학기 기말고사 수학 문제에서 사전 유출 의혹이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월. 

지난 5월 A고교의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운영되는 교내 수학 동아리는 30~60여 문제가 담긴 유인물을 매주 주말 해당 동아리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해당 학생들은 대부분 A고교의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전달된 유인물의 문제들은 기숙사 사이에서 공유되며 이른바 '기숙사 프린트'로 불렸다.

그런데 지난 5일 치뤄진 3학년 기말고사의 수학문제에서 26점 가량의 문제가 해당 유인물의 문제와 동일하거나 형식만 변형된 채 출제되었다. 

의혹이 제기된 문제는 총 다섯 문항으로, 이 중 세 문항은 형식과 숫자, 지문, 보기, 정답이 모두 동일하게 출제되었으며 두 문항 역시 객관식과 주관식 등으로 형태만 변형되어 출제된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기말고사를 출제한 세 명의 수학 교사 중 한 명이 해당 동아리의 담당 교사임이 확인되며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 유출 정황이 포착되자 광주시 교육청은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여겨 특별감사팀을 조직하고 20여 명을 수사에 투입했다. 

한편 의혹에 대해 A 고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A 고교 측은 "해당 문제지를 받은 학생들이라고 해서 모두 문제를 풀어본 것도 아니고, 실제 상당수 학생들이 해당 문제를 틀렸다"라고 전하며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점은 인정하고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며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한편  공정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출처 : 연합뉴스 | 광주 A고교, 상위권 동아리에 문제 유출 논란... 숙명여고 사건과 달랐던 점은?
출처 : 연합뉴스 | 광주 A고교, 상위권 동아리에 문제 유출 논란... 숙명여고 사건과 달랐던 점은?

숙명여고 사건과 유사하지 않는 지적에 "숙명여고 사건은 시험 직전에 출제된 문제와 그에 해당하는 답을 전부 알려줬으나 본교의 동아리는 이번 학기에 900여 제의 문제가 배포되었고 그 중 우연히 5문제가 유사할 뿐이다. 또한 유사한 문제들은 모두 시험 직전이 아닌 5월에 나눠준 문제이고 풀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할 기회를 줬기 때문에 유출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의 한 학생은 페이스북을 통해 "담당 선생님에게 문제를 제기했더니 학생들이 기숙사 학생들과 직접 의사소통하여 찾아서 풀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라고 반박하며 "기숙사와 동아리에는 공짜로 나눠주고 비기숙사생에게는 찾아서 풀어내라는 식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의혹에 대해 광주시를 비롯한 전국 교육단체는 교육의 불공정성과 시험문제 유출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같은 지역 내에서 수년 간 타 학교들을 압도하는 진학 실적을 내고 있는 A 고교에 대해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말에 운영되었다는 수학 동아리와 기숙사 선발 문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해당 수학 동아리가 주말에 운영된 점을 지적하며 등교 금지일에 성적 위주의 동아리를 운영하며 쉴 권리를 빼앗는 등의 지침을 위반했는가와 특정 학생을 위해 출제 권한을 오남용했는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민권익위 사학비리신고센터에 이번 사안을 신고했다. 

또한 A 고교가 운영하고 있는 기숙사의 선발 방식이 성적 우수생 95%와 원거리 통학 및 가정 형편을 고려한 인원 5%로 구성된다는 점에 대해 지적하며 소위 상위권을 위한 기숙사로 운영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조사에 착수한 광주시 교육청은 성적 상위자들의 내신 성적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삼원 광주 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재직 교사가 성적 상위권인 기숙사 학생들에게만 집단 과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이들에게만 사전에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면 특정인이 시험지를 몰래 빼돌린 다른 학교의 사건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열화가 아닌 동반 성장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수능 영어, 한국사 절대 평가제나 교육청 조례를 통한 수준별 수업 폐지 등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교육계에서 시험 문제 유출과 같은 시대착오적 움직임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성찰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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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A고교, 상위권 동아리에 문제 유출 논란... 숙명여고 사건과 달랐던 점은?
지난해 B고교에서는 행정실장과 학부모 간 시험문제 공유 파문... 문제 제기 학생들에게 적반하장식 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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