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선언', '반려종 선언' 도나 해러웨이 신작
기후위기, 환경파괴의 시대 존재에 대한 선언

[사진=마농지/알라딘]

[교육정책뉴스 어지영 기자] 사이보그 선언, 반려종 선언으로 연대의 중요성을 말해 온 해러웨이의 최신작 '트러블과 함께하기'가 지난 25일 출간됐다. 

2016년 발간된 해러웨이의 'Staying with the Trouble: Making Kin in the Chthulucene' 이 번역되었다. 

도나 해러웨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 크루즈의 의식 사학과와 여성학과 교수이다. 1981년 발표한 '사이보그 선언'으로 과학기술과 페미니즘의 교차적 연구가 필요함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를 통해 여성을 핍박받는 자연과 같은 존재로 상정하였던 60~70년대 페미니즘을 비판한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자연은 더 이상 인간이 생각하는 순수한 자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의 한 부분인 인간, 여성 또한 순수한 자연적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이보그 선언에서 사이보그는 과학기술로 조작된 자연의 조작된 존재를 뜻한다. 인간이 사이보그와 같이 아이러니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 새로운 존재론의 가능성이 열린다. 

해러웨이의 사상은 2001년 발표된 '반려종 선언'에서 보다 심화된다. '반려종'은 개와 인간같이 자연문화적 역사를 공유해 온 종들을 말한다. 서로가 없으면 서로가 서로일 수 없는 종들이다. 

인간이 개를 길들임으로써 양치기 개, 사냥개 등의 품종을 만드는 것과 같은 '길들임'이 '반려종'을 만드는 방식이다. 인간 또한 개에게 정신적 안정의 도움을 받는 등 길들여진다. 

이러한 길들임은 개, 돼지, 소와 같은 동물 뿐만 아니라 옥수수같은 식물간의 관계에서도 이루어진다. 

신간 '트러블과 함께하기'는 다른 종과의 반려, 공생 관계에서 오는 곤란함, 즉 '트러블'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러웨이의 답변이다. 

생태 파괴와 기후위기의 시대에 공존은 인간에게 곤란함으로 다가온다. 해러웨이는 '친척(kin)'이라는 범주를 제안한다. 여러 존재들과 친척으로서 연대하여 존재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쥐에게서 처음 생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었다. 공존과 공생에 대한 해러웨이의 주장을 다시금 사유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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