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독한 재료·낮은 발전 효율·어려운 상용화 문제 '전부 고쳤다'

[사진=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사진=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교육정책뉴스 장윤서 기자] 지난 3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화학생물공학부 정인 교수팀이 고가의 원소를 포함하지 않아도 세계 최고 발전 효율을 갖는 열전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에너지의 65% 이상은 사용되지 못하고 열로 사라지는데, 이를 '폐열'이라 부른다.

전력 생산은 절대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데 꾸준히 발생하는 다량의 폐열을 사용가능한 형태의 에너지로 회수하는 것은 현재 직면한 에너지, 환경 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열전 기술은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할 수 있고 간단한 반도체 소자에 구현되기 때문에 어떠한 기계적 소음 및 진동, 유해한 화학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에 열전 기술은 에너지, 환경 문제를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첨단 기술로 꼽혀왔다.

실제로 미국이 두 차례 발사한 화성탐사선의 주 에너지원은 열전이었으며,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 '마션'에서도 화성탐사차량의 에너지원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껏 개발된 고성능 소재들은 유독한 납이나 희귀한 텔루륨 등의 원소를 포함하며, 낮은 발전 효율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사진=연구 성과 발표 자료,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정인 교수팀은 주석(Sn)과 셀레늄(Se)에 기반한 초고성능 다결정 소재를 개발해 이러한 문제를 전부 해결했다. 셀레늄화 주석 소재는 2014년 단결정 형태에서 매우 높은 열전성능지수(ZT)인 2.6을 달성한 연구가 학계에 보고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그 결과를 다시 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큰 논란을 불러왔다.

또한 단결정 소재는 노동집약적, 장시간 고비용 제작과정으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며,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상용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산업화에 유리한 셀레늄화 주석 다결정 소재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으나 단결정 소재에 비해 매우 낮은 효율을 보였다.

상용화가 어렵지만 효율이 좋은 소재와 상용화가 쉽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소재. 두 소재의 장점만을 합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의 정인 교수팀이 연구를 진행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다결정 소재들이 낮은 성능을 가지는 근본적 원인을 밝히고, 이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합성 공정법이 개발됐다. 그 결과 해당 신소재는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들 중 최초로 열전성능지수 3.1이 넘는 초고성능 발전 성능을 보였으며,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 효율이 20%를 넘는 세계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정인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가 태양전지 연구의 대전환을 이룬 것처럼 개발된 다결정 틴 셀레나이드(SnSe)계 신소재가 초고성능 열전발전기술 상용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정인 교수는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전고체 태양전지를 개발한 바 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과 중견연구자사업이 지원한 이번 연구 결과는 ‘Nature Materials’ 8월 3일 자 온라인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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