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재 '통째 암기' 공부법, 더 이상 안 통한다.
6월, 9월 영어 난이도 체감한 수험생들 구제할 방법은?

[교육정책뉴스 김동민 기자] '불수능' 예상되는 2022수능 영어 영역 잡으려면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인문학 역량 강화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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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효자 과목

수능 영어는 2018년 절대평가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효자 과목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절대평가 시행 첫해인 2018년에는 영어 과목 1등급 비율이 10.03%로 상대평가 시절 4%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증가했다. 2019년도 수능에서는 5.3%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대평가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도에는 다시 7.43%로 향상되는가 하면 2021년도에는 12.66%에 육박하면서 일명 '물영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2021년도까지 영어 영역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거나, 높은 등급이 필요한 수험생들이 전략 과목으로 활용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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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날의 검

그러나 다가오는 수능부터는 고등급자의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22년도 수능부터 기존 70%였던 EBS 교재 연계율을 50%로 낮추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EBS 교재의 지문과 보기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약간 변형하여 출제하는 직접연계의 비중이 높았다면, 앞으로는 지문의 직접연계가 없어지고 키워드나 일부만을 차용하여 출제하는 간접연계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 EBS 교재 연계 문항은 듣기연계 15문항, 간접연계 11문항, 직접연계 7문항, 비연계 12문항이었으나 변경 후에는 듣기연계 15문항, 간접연계 11문항, 직접연계 0문항, 비연계 19문항의 형태로 출제된다.

'EBS 교재 연계율의 하락'보다는 '간접연계로의 전환'이 수능의 난도를 올리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항상 최저 정답률을 기록했던 문항인 빈칸 추론, 문장 순서 유형의 문제는 기존 EBS 교재와 직접 연계되어 출제되는 경향이 높았다. 그렇기에 다소 추론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EBS 교재를 여러번 공부하거나 지문을 통째로 외우는 등의 방법으로 대비가 가능했다. 그러나 간접연계의 영향으로 앞으로는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물영어'라는 평가로 수험생들의 영어 공부 비중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절대평가로 인한 고등급 비율 향상 효과가 여전히 나타날 수도 있고 절대평가 이래 최대 '불수능'을 경험할 수도 있다.

수능 영어라는 양날의 검을 쥔 수험생들이 효과적인 공부를 위해 주력해야 할 포인트들을 알아본다.

[사진=EBSI 수능특강 캡쳐]
[사진=EBSI 수능특강 캡쳐]

간접연계 대비 책략

앞서 언급했던 EBS 교재 연계율 하락과 간접연계로 인해 정시생과 수능최저학력 준비생에게 EBS 교재의 중요성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교재이다. 50%의 연계율이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EBS 교재의 문제는 여느 시중 참고서와 비교해봐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또 2021년도 수능까지 연계율이 높았던 만큼 EBS에서 다루고 있는 유형이 수능과 가장 유사하며 지난 세월의 관성으로 비슷한 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간접연계 방식은 EBS 지문에서 모티브 정도만 가져와 파생된 새로운 지문을 출제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EBS의 지문을 외우거나 몇 번을 돌려 보는 식의 공부법이 아니라 지문을 통해 추리 능력, 인문학적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지문을 읽고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논리적 비약은 없는지 등 글의 짜임새나 요지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다. 또 키워드별로 지문을 정리한다면 해당 키워드를 모티브로 하는 지문의 내용을 파악하기 수월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영단어·영문법·듣기 공부 Point

문법 문제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끊어 읽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일단 문장을 단어별로 나누고 각각의 단어가 어떤 품사로 역할을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구와 절로 묶어 읽으며 각각의 구절이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그것을 대체할 구절은 없는지 찾아보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문제를 풀면서 끊어 읽기 연습을 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정해놓고 연습하는 방법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당 방법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에서 문법 문제를 풀면 향상된 문법 문제 풀이 능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듣기 영역은 수능 영어 고득점에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영어 듣기의 경우, 매일 꾸준히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정답을 맞힌 문제라고 하더라도 선지의 발음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다시 들으며 스크립트로 발음을 확인하는 방법이 오답률을 줄여줄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영어 공부에서 어휘 암기를 가장 힘들어한다. 단어 암기에 효과적인 방법은 10~20분 단위로 외울 수 있는 최대량의 단어를 암기하고 하루에 세 번 그 분량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다. 영단어 암기를 하다 보면 전날  외운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방법을 활용하면 비교적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독해, 듣기, 문법, 어휘에 대한 공부가 어느 정도 되었다면 시간을 재며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불수능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수능에서는 시간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간을 점차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문제를 풀어야 하며 오답노트를 작성하여 복습하는 공부법은 이미 많은 수험생들이 효과를 본 공부법이다.

간접연계는 공교육 정상화?

교육부는 EBS 교재 연계율을 낮춘 것에 대해 "공인 교과서보다 EBS 교과서 위주의 학교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지문 암기 등 부작용을 해소해나갈 계획"이라 전했다. EBS 연계율을 낮추는 것이 공교육 정상화에 진정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12년 영어 공교육의 폐해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다"라는 의견과 함께 바뀐 정책을 적극 옹호하기도 한다.

한편, 바뀐 수능 정책으로 실시된 6월 모의평가에서는 1등급 비율이 5.11%로 전년도 수능에 비해 반도 안 되는 결과가 나왔으며 9월 모의평가 역시 5.75%로 6월 모의 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불수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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