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육'이 목적, 어린이집 '보육'이 목적
입학 가능 나이, 담당기관 등에도 차이...
'유보통합'에 대한 관심 쏠려

[사진 = pixabay]

[교육정책뉴스 왕보경 기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아동들이 기본적인 교육과 심신 발달을 위해 다니는 기관이 있다. 바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가지 기관을 구분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 기관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유치원은 '교육'이 목적이고, 어린이집은 '보육'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기관 모두,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유치원-어린이집 차이는?

먼저 입학 가능 나이가 다르다. 유치원은 국립, 공립, 사립 관계없이 모두 만 3세 아동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어린이집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0세부터 만 6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담당하는 기관과 법규도 다르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운영되고,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의해 운영된다. 국립 유치원은 교육부 장관의 지도하에, 공립과 사립 유치원은 교육감의 지도를 받는다. 어린이집은 국립, 공립, 사립 모두 자치단체장의 지도와 감독을 받는다.

소속 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시 필요한 자격증도 다르다. 어린이집 교사는 보건복지부가 발행하는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을 경우 지원할 수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정한 교육시설에서 수업을 받고 어린이집 실습을 나가면 취득할 수 있다. 유치원 교사는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다.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은 유아교육과 전공생 중 관련 학점을 이수하고, 실습 요건, 봉사 시간까지 모두 채운 졸업생에게만 발급된다.

수업일수와 운영일수에도 차이가 있다. 유치원은 법적 운영 일수가 180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180일만 채운다면, 나머지 일수는 원장의 재량으로 조절할 수 있다. 어린이집의 경우, 기본 주 5일을 운영하며, 야간 보육, 주말 운영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하루 운영 시간도 어린이집이 유치원보다 길다. 유치원은 4시간 정도 수업하는 반일제가 기본인 반면에, 어린이집은 오전 7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전일제 운영을 한다. 단 상황과 주변 여건을 고려하여 조정되는 경우도 있다. 유치원도 마찬가지이다. 반일제 수업이 아닌, 전일제 수업을 하는 유치원도 존재한다. 또, 기본적인 수업 외의 방과후 수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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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치원, 어린이집의 아동들 모두 공통적으로 '누리과정'을 익히게 된다. 기관에 상관없이 만 3세부터 5세의 아이들은 국가가 마련한 5개의 공통과정을 익혀야 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누리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을 공부한다. 

교육 과정이 '누리과정'으로 통합된 지는 오래 됐고, 기관의 유사성으로 인해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관할 기관의 차이로 예산의 차이, 행정 절차 차이 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학부모들의 혼선도 자주 발생한다.

유치원-보육시설 통합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 정책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 않다. 지난 정부부터 유보통합추진회가 출범됐지만, 현시점에선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 각 후보들은 '유보 통합' 모델에 대한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다.

대선 후보들을 포함한,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취학 인구 감소로 인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소멸을 대비하고, 부처 통합으로 재정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유보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양한 입장들의 이해관계가 설켜있는 만큼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관련 부처들의 합의와, 사회적인 공론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보통합 자체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논의, 교육의 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발생하고 있다.

우영혜 한국국공립 유치원 교원연합회 회장은 "유아교육과 보육이 일원화되면 교육과정, 기관운영, 교사 역량 강화 등 유아교육의 질 관리, 학교 체제하에서 정체성 강화, 공교육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중규 (사) 한국 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해소를 통해 진정한 통합을 보장하는 '유보통합'을 중점적으로 제안했다.

아직 갈 길이 먼 유보통합.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장기적인 체계 구축과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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