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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핵심 처방(3)교육과 사무행정의 분리 - 교육중심의 학교 제도
  • 교육정책뉴스 편집부
  • 승인 2016.06.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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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교 운영의 중심은 교육이 아니다. 수업도 아니고, 인성지도도 아니다. 국민들이 학교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학교의 중심이 아닌 것이다. 학교의 중심은 흔히들 잡무라고 부르는 교육 외적인 업무이다. (나는 그 교육 외적인 업무를 ‘사무행정업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학교의 기본 제도는 철저히 사무행정업무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그래서 모든 교사들이 사무행정업무를 위해 구성된 부서에 배치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사가 아침에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곳이 이 사무행정부서이다. 이것은 교사들의 학교생활이 사무행정업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학교의 제도만을 본다면 학교는 교육을 잘 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사무행정업무를 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흔히들 잡무가 많아서 교사들이 수업을 소홀이 한다는 말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잡무의 많고 적음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인다는 증거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보다 더 중요한 학교의 기본 시스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학교의 기본 제도가 잡무, 즉 사무행정업무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말이다. 그런데 학교의 기본 시스템이 잡무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교사의 잡무가 많다는 사실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지금의 학교 제도에서는 설사 교사의 잡무가 획기적으로 줄어도 학교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학교의 시스템이 ‘잡무’중심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잡무에서 벗어나 오직 교육에만 전념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학교의 조직을 교육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과 사무행정업무를 분리해야 한다. 사무행정업무는 사무행정업무직원들이 전담하게 해야 한다. 기존의 사무행정부서는 폐지하고 교사들은 교육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조직에서 생활해야 한다.

학교 개혁과 일자리 4만개 창출을 위한 제안서 ( 일명 : 빅딜 제안 )

이 정책은 교사들의 성과급으로 학교사무행정업무직원 4만 명 ~ 5만 명을 채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방법으로 사무행정 위주의 학교를 개혁하자고 사회를 향해 하나의 제안서를 내놓았었다.언론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제안이다. 교원단체 중에서는 ‘좋은교사운동’이 받아들였고, 김부겸 국회의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법제화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연구소인 사회디자인연구소가 이 제안을 널리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제안은 사무행정 위주의 학교제도를 개혁하는 가장 최선의 정책일 수 있다. 나아가 이 제안은 그 밖의 여러 교육 정책을 입안하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제안서를 여기에 싣는다.

학교 개혁과 일자리 4만개 창출을 위한 제안서 ( 일명 : 빅딜 제안 )

‘4만 명의 학교사무행정업무직원 신규채용’과 ‘교원성과급’의 빅딜.

▷ 학교의 사무행정업무(잡무)를 담당하는 인원 4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

▷ 교원 성과급은 폐지한다. 1조원이 넘는(2008년 예산 1조800억. 추후 증가 예상 ) 교원성과급을 4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사회적 효과

▷ 4만 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 일자리 나누어 갖기 운동의 모범을 창출할 수 있다.

 

교육적 효과

▷ 교사들이 사무행정업무(잡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학교 교육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 학교의 기본 제도를 교육활동 중심으로 혁신할 수 있다. 현재 학교의 기본 운영 제도는 사무행정업무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학교 운영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이로 인해 학교 교육은 획기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 성과급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교사 간의 소모적 갈등을 없앨 수 있다. 성과급 제도가 가져온 것은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한 교사들 사이의 경쟁이 아니다. 단순히 성과급의 기준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벌이는 불필요한 소모전이다. 물론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정책 입안자의 발상은 성과급을 통해 교사들 간에 의미 있는 경쟁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국민들도 학생 교육을 더 잘하는 교사에게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성과급 제도를 찬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과급 제도는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 교육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로 서로 싸우게 만들었을 뿐이다. 차라리 없애는 것이 교육에 더 바람직하다.

▷ 이 모든 것을 위한 정부 부담, 또는 사회적 부담은 제로이다.

학교 교육의 병목 구간

병목 현상이라는 게 있다. 도로의 폭이 병목처럼 갑자기 좁아지거나 해서 유달리 심하게 일어나는 교통 정체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교통의 흐름을 빠르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구간을 손 봐야 한다. 이 병목 구간을 그대로 둔 채로 다른 곳의 도로 폭을 넓혀봐야 교통의 흐름은 개선되지 않는다. 자원만 낭비될 뿐이다.

그동안 학교 개혁을 위해 수많은 정책들이 제시되고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실질적 효과를 낸 정책들은 없었다. 그 어떤 정책이 시행되든 학교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고 있다. 마치 꽉 막힌 도로에서 차들이 정지된 채 서있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에는 이러한 도로의 병목 구간과 비슷한 것이 있다. 이것은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효과를 감소시켜버리고 무력화시켜 버린다.

그것은 좋은 정책들이 아주 약간의 성과를 내게 하는 데에도 엄청난 재원과 에너지를 투입하게 만든다. 약간의 성과를 내는 데도 엄청난 재원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만들어 정책의 지속과 확산을 저해한다.

이 병목 구간을 손대지 않으면 제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화석화되거나 머지않아 사라져버리게 된다.

학교 교육을 바꾸고 싶다면 이 병목 구간을 손봐야 한다.

학교의 병목 구간 중 가장 중요한 하나는 학교의 운영제도이다. (또 다른 중요한 병목 구간은 학교의 내신제도이다. 학교 교육에 끼치는 내신제도의 악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내신제도 문제는 다른 기회를 통해 얘기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학교 운영제도는 교육을 잘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다. 사무행정업무(잡무)를 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학교의 제도는 학생교육이 아닌 사무행정업무(잡무)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다.

개구리의 뇌는 움직이는 물체를 파악하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개구리에게 있어 날아다니는 곤충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 개구리의 두뇌회로가 그것을 잘하게끔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움직이는 곤충을 잡아먹기에 최적화된 개구리의 두뇌는 그 대신 정지된 물체를 보지 못하는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그래서 만약 어떤 곤충이 개구리를 만났을 때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정지 상태로 있으면 그 곤충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개구리의 두뇌가 움직이는 물체를 파악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면 학교의 운영제도는 사무행정업무(잡무)를 처리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개구리의 두뇌가 정지된 물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처럼 학교의 운영제도는 학생을 교육하는 일에서는 완전히 무능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대한민국 학교의 문제는 상당부분 사람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이다. 이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개혁 드라이브가 여기에 걸려 정체될 수밖에 없다. 그 정체를 뚫으려면 사무행정업무(잡무)에 최적화된 제도를 학생 교육에 최적화된 제도로 바꿔야 한다.

 진보 교육감의 현실 인식

서울의 곽노현 교육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교육감의 취임사를 보면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들도 교단에 처음 설 때처럼, 아이들을 향한 첫사랑의 불길을 다시 지피고, 사명과 열정을 살려내야 합니다.”

이 취임사의 원래 내용은 이것보다 더 분명했다. 취임식 날 기자들에게 배포된 공약이행보고서에 실린 원래의 취임사 내용은 이렇다.

“교사들은 공문서와 잡무에 시달려 아이들에 대한 첫사랑의 감정을 잃어버렸습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출 시간도, 꿈꿀 여유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 교사는 오직 지시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서류 처리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사는 마음과 생각을 아이들과 나누며, 실천을 통해 발전하는 살아 있는 벗이자 스승입니다. 교사는 교육의 주인입니다. 저는 원래 주인인 교사의 자리를 찾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의 첫사랑의 불길이 다시 일어나고 꿈꾸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꿈꾸시고 그것을 기획하십시오. 제대로 지원하겠습니다.”

교육감이 한 앞의 말을 좀 더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표현으로 바꾸면 이 정도가 될 것이다.

“ 교사들은 흔히 잡무라고 부르는 사무행정업무에 더 많은 정성을 바치느라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교육감의 공약이행보고서를 보면 정책의 차원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잘 살아있지 않다. 잡무 경감 정도로 문제의식이 현저히 약화되어 있다.

하지만 잡무의 경감 보다 중요한 것은 잡무 위주의 학교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사무행정부서에 편재되어 생활하는 지금의 학교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단순히 잡무의 양만을 줄여서는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는다. 학교의 기본 운영제도가 여전히 교육이 아니라 사무행정업무(잡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면 설사 교사의 잡무를 절반으로 줄여도 학교 교육은 거의 나아지지 않는다. 잡무가 절반으로 줄어도 교사들은 여전히 사무행정업무 부서로 출근하여 생활할 것이고, 학교는 여전히 교육이 아닌 사무행정업무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병목 구간, 어떻게 뚫을 것인가?

교육과 사무행정업무를 분리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교육에만 전념하고 사무행정업무는 업무전담직원들이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학교의 구조와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사무행정중심의 학교 제도를 교육활동 중심의 제도로 바꾸는 것이다. 사무행정중심으로 형성된 교사 문화를 교육 중심의 문화로 바꾸는 것이다.

단순히 교사의 잡무, 즉 사무행정업무를 일부 경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제도와 문화와 운영을 철저히 학생교육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성과급 폐지를 통해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

성과급을 통해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교사들 간의 의미 있는 경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과급으로 인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교사들 간의 잘 가르치기 위한 경쟁이 아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일어나고 일어났던 것은 학생교육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교사들 간의 싸움질이다. 성과급의 기준을 서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싸움질이다. 이 싸움질은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교육 경쟁력을 갉아 먹을 뿐이다.

싸움질에 드는 시간과 노력은 일종의 비용이다.

결국 성과급은 학생들을 잘 가르치게 만들기 위한 인센티브의 역할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교사들 간의 불필요한 싸움을 유발하는 잘못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다. 성과급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리고 앞으로도 성과급이 학교교육에 도움이 되는 인센티브로서 작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이다.차라리 그 성과급을 가지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낫다.4만 명의 학교사무행정업무직원 신규채용과 교원성과급의 빅딜이 바로 그것이다.

 

 교사들은 찬성할까 반대할까?

어찌됐건 성과급은 교사의 교사에게 주어지는 보수의 일부이다. 소중한 생활 자금이다. 이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교사에게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대신 사무행정업무(잡무)로부터 거의 완전히 벗어난다. 근무 여건이 한결 좋아지는 것이다. 즉 경제적으로는 손해지만 근무여건의 측면에서는 이익인 것이다.

결국 어떤 교사들은 찬성하고 어떤 교사들은 반대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반대하는 교사들도 그 반대 의지는 약할 것이다. 잡무에서의 완전 해방이라는 이익도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교사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누가 앞장서야 하는가?

성과급과 사무행정업무의 빅딜은 교육청과 교육감 차원에서는 시행될 수 없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이다. 정부 차원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교육청이 먼저 의제를 던지고 정부와 교사와 국민을 설득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진보교육감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교원단체에서 먼저 의제를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교원단체가 있을까? 전교조가 과연 그런 의제를 사회에 내놓을 수 있을까?

4만 명의 사무행정업무 직원은 학교의 모든 사무행정업무를 처리하기에 충분한 인원이다. 사무행정업무를 전담하는 교육활동지원실(가칭)을 만들면, 업무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업무의 양 그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사무행정업무 위주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행정업무에서도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교사들이 교육과 사무행정업무를 함께하기 때문에 교육에만 전념할 수 없었던 것처럼 교사들은 또 사무행정업무에만 전념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업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사들은 매년 또는 2~3년 마다 자신이 담당하는 사무행정업무를 바꾸게 된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향상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또 사무행정업무 중에는 없어도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업무로 존재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사무행정에서 업적을 쌓으려는 사람들의 욕심도 한 원인이다.

교육활동지원실(가칭)을 만들어 사무행정업무를 통폐합하고 이를 전문직원이 전담한다면 효율성과 전문성이 증진되고 불필요한 일들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4만 명의 직원은 대한민국 학교의 모든 사무행정업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여기에 1만 명이 넘는 숫자의 교감이 결합한다면 인원은 남아 돌 수도 있다.

 

-'교육을 잡는자가 대권을 잡는다'(인물과 사상_이기정_서울 미양고교사)에서-

 

 

교육정책뉴스 편집부 edp@edupo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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