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 서열화 해결문제 이대로 괜찮은가?

이번 대선에 야당의 유력한 주자들이 서울대에 관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그 포문을 연 것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다. 박 시장은 서울대 폐지론을 주장하며 서울대를 폐지하고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공약을 선보였다. 뒤 이어 문재인 전 대표 역시 "공동학위제"라는 사실상의 서울대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교육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해결책, 단지 표심을 얻기위한 포퓰리즘적 해결책이 나오는 것을 보고 필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교육이 포퓰리즘에 동원되서는 안된다.

일명 '서울대 폐지론'이 현실적이지 못한 해결책인 것은 분명하다.

서울대가 폐지된다고 대학 서열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학교를 폐지한다고 가정해보자.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라고 흔히들 말하는 서열이 그저 '연고서성한중경외시건'으로 당겨질 뿐이다. 서울대가 없어지면 연고대가 목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서열화는 단순히 서울대학교라는 대학교를 하나 없앤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교육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폐지론'은 문제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멀쩡한 서울대를 왜 건드리나? 국립서울대학교는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대학이자 연구기관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서울대는 상업성과 관계없이 국가의 학문 경쟁력의 중심이 되고 있고, 타국의 유수의 대학에 비한 적은 예산으로 세계의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학이다. 이런 대학을 없앤다는 것은 국가미래발전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상향평준화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결과물이다. 사실상의 서울대폐지와 타국공립대와의 연계를 통해 상향평준화를 도모한다. 이는 매우 이상적이다. 하지만 하향평준화라는 높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대학에서 상향평준화를 도모할 수 있다면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상향평준화를 시도하면 될 일이다. 1등대학과 함께하여 모두가 상향된다면, 왜 전교1등과 함께 반에서 생활한 친구들의 성적은 향상되지 못하는 것일까? 위와 같은 반박들에 대해 '폐지론자'들은 프랑스의 사례를 모범사례처럼 받아들이자는 주낭을 한다. 하지만 이는 프랑스의 교육제도를 짝눈으로만 바라볼때 나올 수 있는 주장이다.

프랑스는 더욱 심한 차별이다. 프랑스에는 그랑제꼴이라는 더욱 심한 차별제도가 있다. 그랑제꼴은 프랑스 특유의 소수정예 고등교육연구기관이다. 그랑제꼴의 졸업자들은 어늘날 프랑스의 재계, 학계, 정계의 최고위직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 한국식 그랑제꼴이 생겨날꺼고 한국의 그랑제꼴을 향한 경쟁은 다시 서열화와 입시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다.

서울대는 희망이였다. 서울대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을 증명시켜주는 기관이었다. 가난을 탈출할 도구였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농어촌등 교육환경이 덜 발전한 지역의 학생들을 배려해왔고 그들이 더욱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온 기관이다. 그런 서울대를 없앤다는 것은 위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하나 없애는 것이 아닐까?

난 대학서열화에 반대한다. 모두가 양질의 교육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세계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을만큼의 경쟁력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대학서열화를 완화나 해결하지말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조금도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표만을 위해 내놓는 포퓰리즘적 공약은 지양해야 된다는 것이다. 학생을 위하고 현실을 위하고 대한민국을 위하는 교육정책이 탄생하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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