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6개 예술분야 실기 위주 커리큘럼
세계로 나아가는 전문 예술인 양성 학교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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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뉴스 김동민 기자] 한국식 주입식 예술 끝내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발벗고 나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교 배경

예술교육은 학문의 영역에서 예술을 탐구하는 예술대학과 도제식 교육을 통해 직업적 예술가를 양성하는 실기 형태의 예술 학교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이러한 구별 없이 종합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평범한 예술인력을 양산해왔다. 따라서 사회 현상을 꼬집고 영감을 주는 자로서의 직업적 예술인 부족 현상이 나타났으며, 전문예술인이 되기를 원하며 재능 있는 젊은이들은 체계적인 예술 교육기관을 찾아 해외 유학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처럼 재능있는 예술인 자원의 해외 유출을 막으면서 예술 교육에 대한 체계를 바로잡고자 국립예술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건교 배경이 되었다.

한예종은 1991년 대통령령 제13528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 제정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1992년에 초대 교장이 취임하고,  1993년 음악원이 처음으로 개원한 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예술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김대진 한예종 9대 총장은 "재능이 넘치는 우리 학생들의 예술적 혼과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학교, 말 그대로 제대로 예술하는 예술학교를 만들어내겠다"라는 말과 함께 예술학교로서의 역할과 방향을 다시 한번 확립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국내 최초로 음악, 영상, 연극, 무용, 전통예술, 미술 등 6개 분야의 예술실기를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각각의 분야의 교육과정은 예술사와 예술전문사로 구분된다. 예술사는 일반적으로 학사, 예술전문사는 석박사에 준하는 성격의 학위이지만, 한예종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보통의 학위와는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차이는 일반적인 대학과는 달리 실기 위주의 커리큘럼에 기인한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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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원

음악원은 한예종 최초로 개원한 과로 한예종 중에서 전통이 가장 깊다. "새로운 고전을 만들며 세계 음악교육의 흐름을 이끄는 장이 되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겠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 이강호의 지도 아래, 음악원은 전통에 맞는 명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음악원은 예비 신입생들 사이에서 서울대학교와 함께 2대 음악대학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스타들을 배출했다. 지난 9일 제63회 부소니 국제 콩쿠르 1위를 수상한 박재홍 피아니스트 또한 한예종 음악원 출신이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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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원

영상원은 영상의 시대라 불리는 현대에서 더욱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성을 배양하고 프로페셔널한 기술적 지식을 학습한다. 영화는 오랜 예술들의 기록이며 다가올 미래를 미리 경험하게 하는 세계 공통의 언어이다. 영상원은 영상이라는 언어로 타자와 공감하며 내부의 창의성을 완성하는 미래의 영상 예술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영상원 출신의 예술가들은 다양한 영상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 '황해', '곡성'의 나홍진 감독,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도 영상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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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원

"연극은 언제나 그 자신의 몸으로 시대와 호흡합니다" 연극원은 '시대와의 호흡'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유로운 인간에 대해 탐구한다. 시대와 자신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글을 창작하고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신체를 활용해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극원 학생들은 매 학기 무대를 만들며 연극에 필요한 구체적 기술들을 배우고 일본,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연극 행사와 교류하며 국제적 시각으로 연극을 바라보기도 한다.

요즘 미디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김고은, 이상이, 박소담, 김성철은 한예종 연극원 10학번 동기로 유명하다. 연극원은 1기부터 장동건, 이선균 등 한국 영화사에 획을 그은 명배우를 배출하며 매년 연기 루키를 발굴하고 양성한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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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원

무용원은 신체를 활용해 예술가로서 세상에 물음을 던지며 인류의 지혜, 사랑, 직관, 갈등을 통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지향한다. 무용 예술가로서의 기본기 확립은 물론이고 전문적 무대 경험 및 창작기회를 통해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무용을 체득할 수 있다. 무용원만의 특별한 점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성이다. 전공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무용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장르 간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

무용원은 이러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가들의 탄생지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예종 무용원, 영재교육원의 11명이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 입상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무용원의 위상을 떨치기도 했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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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원

미술원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에 걸맞은 미술교육이 절실하다는 공감대 아래 설립되었다. 미술원은 조형예술, 건축, 디자인, 미술 이론 등의 분야가 서로 통섭하여 미술을 창출하며 실천적 의지를 가지고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를 추구한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미술원은 '파운데이션 과정'을 국내 최초로 개설하였다. '파운데이션 과정'은 기초적인 테크닉과 작품제작의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포괄적인 안목과 창의적 사고 및 실천적 의지를 키울 수 있도록 조형예술, 건축, 디자인의 세 분야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이에 더해 국제적 수준의 교수진, 진취적 교육 시스템, 교육 시설의 3박자가 갖춰진 미술원은 시대, 사회를 통찰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예술가의 요람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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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술원

전통예술원은 1998년 전통예술을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전통예술원은 오천 년의 긴 세월을 통해 전해 내려온 한국의 전통예술을 예술적 자산으로 하여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다.

이러한 전통예인을 양성하기 위해 실기 중심의 교육은 전통예술원의 가장 핵심적인 교육 방법으로, 모든 교과과정의 근본은 실기 중심의 학습을 통해 성취하도록 짜여 있다. 전통원 학생들은 저명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예술한류의 흐름을 타고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고 있다.

입시전략

한예종의 입시는 대부분 실기, 자기소개서, 구술시험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특정 과의 경우, 고교 내신성적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교과과정이 실기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한예종 입시에서도 실기가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한다. 예비 입학생들은 지원학과의 인재상, 설립 목적, 추구하는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맞게 실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기소개서와 구술시험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예술가는 본인이 창작한 작품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와 구술시험을 통해 준비한 실기시험의 해석과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면서 해당 분야의 예술인이 되고 싶은 진정성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실기 준비와 명확한 해석 및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성을 담아낼 수 있다면, 향후 세계를 주도할 종합적 예술인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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