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학을 접목시킨 경영학?
대학에서 태권도 연기자 기른다

[교육정책뉴스 김동민 기자] 매년 대학 원서 접수 시즌마다 독특한 이름으로 고3 수험생들의 눈길을 끄는 4개의 대표 '이색학과'를 소개한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에는 총 336개의 대학이 존재하고 34,720개의 학과가 존재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각 대학은 1999년 이후로 꾸준히 학과를 추가 설치하고 있으며 전공이 세분화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전공으로 고3들의 관심을 모으는 학과가 있다. 얼굴경영학이라는 다소 특이한 분야부터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한옥 건축학과까지 4개의 이색 학과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원광디지털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사진=원광디지털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경영학은 회계, 재무, 인사, 마케팅 등 여러 분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얼굴경영이라는 말은 생소하게 들린다. 원광디지털대학교는 인간 내면의 마음과 정신 상태가 인체의 외부로 나타나는 모습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했다고 한다. 얼굴경영학과에서는 얼굴의 탄력, 색, 근육 변화 등을 통해 기질과 속성을 읽음으로써 사회적 관계와 조직에서 예측 가능한 길흉화복의 정도를 제시한다고 소개한다.

얼핏 보면 인간의 외양으로 그 사람의 성격 및 인생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관상학과 경영학의 융합으로 보인다. 관상학이란 분야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유사과학이라는 의견이 있는 분야로, 대학에서 가르칠 학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인상학 1호 박사, 심리학 박사, 뇌 과학 전문가 등이 교수진으로 있는 것으로 추측하자면, 단순한 관상학이 아니라 경영학·심리학·인상학 등이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굴경영학과 졸업 후에는 기업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 강사로 활동한다. '성공하는 인상관리 방법'이나 '기질을 통한 적재적소 인재 배치'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상담사로 활동한다.

다소 생소한 학문인 만큼, 얼굴경영학과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정확한 교육 목표와 비전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강동대 홈페이지 캡쳐]
[사진=강동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강동대 자동차 튜닝과

국민대의 자동차IT융합학과, 경남 과기대의 자동차 공학과 등 대부분 자동차와 관련된 학과에서는 자동차 엔진이나 디자인, 제조, 수리에 관한 것을 배운다. 이들과 달리, 강동대학교에는 자동차 개조에 특화된 자동차 튜닝과가 있다. 자동차 튜닝과에서는 자동차의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기계적 튠업(Tune-Up)과 외관적 튜닝에 관련된 하이테크 교육이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긴 했지만,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부터 수요를 회복하기 시작해 V자 형태로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자동차에도 커스터마이징 열풍이 불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튜닝에 대한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차박' 등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휴식 및 레저 문화로 그 기능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튜닝에 대한 범위는 외관과 기능 이외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튜닝과를 졸업하면 자동차 튜닝 전문 업체나 자동차 제작사에 취직한다. 또 직접 튜닝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자동차 부품개발업체에서 일할 수도 있다. 강동대에서는 1학생 1자격증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 자동차 정비업체 등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휘발유·경유 자동차가 전 세계적으로 등록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비업체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튜닝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해당학과에서 변화하는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또 자동차 커스터마이징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깊이만큼 배울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경민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사진=경민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경민대 태권도 외교학과

지난 9월 2일 미국의 대표적인 방송사인 NBC가 방영하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이 결승에 진출했다. 아쉽게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미국인들의 눈에 각인시키며 그 위상을 떨쳤다.

경민대학교에는 태권도 연기자를 양성하는 태권도 외교학과가 있다. 태권도 외교학과는 태권도 연기 분야 재직자 및 전문 태권도 연기자를 전업으로 원하는 사람에게 시범, 겨루기, 태권도 공연 등의 체계적인 실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태권도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태권도 외교학과는 '한국의 이해'라는 과목을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태권도로 한국의 위상을 떨치겠다는 교육 목표에 걸맞은 교육체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세계무대에서 태권도 시범을 공연하는 연기자로 활동하거나 매체 무술 연기자 및 배우로 활동하기도 한다. 또 태권도 지도자 및 각 종목 체육 지도자로 취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학과는 '태권도 연기자 양성'에 중점을 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전문 선수나 지도자를 원하는 학생들은 체육대학이나 일반 태권도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사진=전남도립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사진=전남도립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전남도립대 한옥건축과

서울특별시 서촌, 북촌이나 전주 한옥마을 거리를 거닐다 보면 현대적 도시와는 다른 한국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울특별시는 한옥의 현대화를 통해 우리 전통을 보존하고자 지난 10월 14일 '현대한옥 활성화 위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옥 전문가의 공급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도립대학교에서는 한옥 전문가를 양성하여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조형적 미를 추구하는 한옥건축학과를 개설했다. 한옥건축과에서는 전통문화 콘텐츠인 한옥의 생활화, 표준화, 산업화를 목표로 한다.

한옥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과제가 존재한다. 전통적 한옥 구조는 'ㄷ'자 혹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포함하고 있어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 또 한옥의 주 건축재료인 목재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한옥건축과에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제한된 토지 내에서 한옥의 멋을 최대한 살리는 설계와 한옥 재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한옥건축과 졸업 후에는 한옥 전문가가 되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한옥이 미래 주거공간으로 소비될 수 있게끔 설계하는 일을 한다. 한옥건설회사, 한옥건축사무소 등에 취업하거나 한옥전문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다. 또 문화재 보수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해당 학과에서는 일반 건축학과와 마찬가지로 건축에 관련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일반 건축사에도 취직이 가능하다.

건축과 중 한옥에 전문화된 학과인 만큼 전문대학교 중 경쟁률이 다소 높은 편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학 학과가 점차 세분되면서 학생들은 이전보다 깊이 있는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경험이 많지 않거나 원하는 분야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학생들은 대학에 지원하기에 앞서 다양한 활동이나 독서를 통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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