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유불리를 지우기 위해 공통과목 난이도 상승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학업저하된 수험생들

[EPN 교육정책뉴스 이예찬 기자] 역대급 불수능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2022학년도 수능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되고 있다.

[수능을 치루고 있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수능을 치루고 있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불수능 자초

처음 시행된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두고 교육당국이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피하려다가 불수능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진행된 2022 수능 수학 영역에서는 공통과목이 다소 까다롭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시행이 예고되었을 때부터 입시업계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

선택과목 유불리 논란을 피해야 하는 평가원 입장에서는 공통과목을 어렵게 출제하면서 변별력을 갖추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평가이다.

6·9월 모의평가에서도 평가원이 공통과목을 다소 어렵게 출제하면서 이번 수능의 공통과목에서 까다롭게 출제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범위였다.

[가채점하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가채점하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이번 수학 영역은 '킬러 문항'을 지양하는 대신 '준킬러 문항'을 늘리면서 75% 달하는 공통과목을 더 풀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한편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를 주로 고르는 문과생보다 미적분을 고르는 이과생이 공통과목에서도 성적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큰 만큼 두 선택과목 집단 간 격차가 커질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학업 저하를 놓친 평가원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두 차례 모의평가를 치르고도 수험생 수준 파악에 실패해 '불수능'이 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이투스교육·메가스터디·대성학원·진학사·종로학원·유웨이 등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 영역별 1등급 커트라인 원점수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낮게 형성될 전망이다.

상대평가인 국어·수학과 함께 절대평가인 영어에서도 수험생들도 고전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채점 결과만 놓고 보면 불수능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현장 교사들과 입시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과 입시업계는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수험생 사이에서는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대입 컨설팅 받는 학생과 학부모.사진=연합뉴스]
[대입 컨설팅 받는 학생과 학부모.사진=연합뉴스]

결국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전문가들의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높았다는 분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 연구소장은 "결과적으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학력 저하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라며 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실패를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평가원 모의평가와 교육청 학력평가로 수험생의 학력 수준을 측정하고 이를 반영해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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