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직업, 탐정 어떤 활동을 할까?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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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N 교육정책뉴스 왕보경 기자] 사설탐정은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사건·사고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사람이다.

한국에도 '탐정'의 문이 열렸다. 지금까지 한국은 개인 사생활 침해 우려와 사건 조사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사설 단체와 개인의 탐정 활동을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8월 5일 신용 정보법이 개정됐고 추리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던 직업 '탐정'이 새로운 직업군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셜록 홈스의 고장 '영국'이나 명탐정 코난의 국가 '일본'을 포함해 미국,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는 사설탐정 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심지어 일본에는 탐정을 키우는 전문학교와 탐정 학과도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민간조사업법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탐정'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쓸 수 없었다.

대신 탐정처럼 개인 정보 조사를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설 기관인 흥신소나 심부름 센터가 음지에 존재했다. 현재 '탐정'이라는 용어를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고 '민간조사업체, 탐정 사무소'라는 이름을 사용한 기관들이 양지화될 전망이다. 

사설탐정이란? 

사설탐정은 개인이나 사업체 등의 의뢰로 사건을 탐지하고, 개인이나 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 규정 위반이나 불법적 사건을 탐지하기도 하고, 사라진 사람을 찾아 주기도 한다.

개인의 배경을 조사하는 경우도 있다. 석연치 않게 끝나버린 사건의 원인이나 책임을 조사하는 등 검찰이나 경찰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일을 사설 탐정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범죄 수사는 검찰, 경찰 등 국가 수사 기관이 담당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 그러나 국가 기관의 인력은 제한돼 있어 모든 사건을 수사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사설탐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외국은 한국보다 사설탐정 이용이 활성화돼 있다. 국가 수사기관 조사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 기업의 산업 스파이, 불륜 증거 수집 등 경찰이나 검찰이 해내지 못한 일들을 민간 전문가인 사설 탐정에게 맡긴다. 

해외의 사설 탐정, 어떻게 활동하나?

일본은 지난 2007년 '탐정업무 적정화법'을 시행했다. 국가가 관리하고 감독하는 공인탐정제도가 도입한 것이다. 지난 2017년 기준, 일본 전역에 5200여 개의 탐정사무소가 있고, 약 3만여 명이 탐정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의 탐정은 사람을 찾거나, 변호사나 로펌에서 재판 증거 수집 등의 의뢰를 받는다. 법제화 이후 모든 과정은 합법적으로 이뤄진다. 법을 위반할 경우 국가에서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는다. 이처럼 탐정이라는 직업을 합법화 하는 경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당성이 확보되고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점과 동시에 공권력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은 탐정을 전문직으로 분류한다. 자격증을 보유한 탐정은 형사 사건에 대한 실종자 수색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미국에는 일반 탐정과 공인 탐정이 있다. 탐정 학교를 졸업하거나 면허 시험에 합격해야 활동할 수 있는 일반 탐정은 면허를 가진 공인 탐정소에 속해 일을 한다. 공인 탐정은 3~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후 전문 면허국이 실시하는 공인 탐정면허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영리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일정액의 책임 보험을 가져야 한다. 

영국에서 공인 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직업인증시험(NVQ)를 치러야 한다. 탐정 기법과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3레벨 이상을 받아야 한다. 특정인에 대한 정보나 활동 소재에 관한 정보 수집 등을 주로 업무로 한다. 

영국은 면허를 취득해야 수임할 수 있는 정보수집 및 사실조사(이하 정보조사) 탐정 분야가 있고 면허를 취득하지 않아도 수임할 수 있는 정보조사 탐정 분야가 있다. 면허가 없는 경우 공개 정보를 이용한 생활 정보 지원 조사, 시장 조사, 개인 신용 조사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신직업, '탐정' 

정부는 지난 2020년 '미래 산업·직업구조 대비 신직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신직업 활성화'를 청년 일자리 부족 해소 방안으로 제시했다. 미래 산업,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 중인 14개의 신직업을 발굴하고, 국내엔 없지만 국제 사회에서 주목 받는 유망 잠재 직업에 대해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인 탐정은 이해 관계를 조정하며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공인탐정 도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탐정업을 공식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탐정은 의뢰인에게 위임받은 사건을 수행하며 민·형사를 아울러 사회 모든 분야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설기관이나 사인(私人)의 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공권력과 같은 권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임의적인 조사 방식만 가능한데 그 과정에서 위법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탐정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흥신소, 심부름 센터 등의 불법 행위가 문제가 된 경우가 있다. 공인 탐정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음지에서 이뤄지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국민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민간 조사원이나 여론정보분석사 등 탐정 관련 자격증 들이 발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모두 민간 자격증이다. 그 외에도 운영 지침, 업무 범위, 의뢰비 규정 등 아직 제도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다. 오랜 불법 논란 속 이제서야 자리를 잡아가는 탐정. 미래 신직업으로서 어떻게 숨은 활약을 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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