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들의 자유학기제 활용법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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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뉴스 왕보경 기자]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소질과 적성을 개발해주는 운영 제도이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은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시행했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체험 활동에 참가하며 잠재력과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키운다. 자유학기 동안 학생들은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나 동아리 활동이나 예술 체육 활동에 참여하고 진로를 탐색한다. 

한국보다 먼저 자유학기제를 도입한 나라들이 있다.  아일랜드, 영국, 미국, 덴마크 등 여러 나라에서 자유학기제와 비슷한 형식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와 가장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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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전환학년제'

아일랜드는 지난 1970년대 파격적인 교육 혁명이 일어났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입시 학원이 존재했던 아일랜드. 그러나 점차 달라지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1974년에는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도입했고 시행 착오를 거치며 점차 발전했다. 아일랜드는 교육의 대전환과 더불어 '리피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우리나라 자유학기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환학년제는 학생들의 진로를 설계하고 소질과 적성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고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40년 동안 시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학기 중 자유학기제가 운영되지만,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난 뒤 1년 동안 진행된다. 정규과정에 자유학기제가 포함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아일랜드의 전환 학년제는 필수가 아니다. 전환학년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야외현장학습, 각종 직업 체험, 사회 봉사활동까지 사회 경험과 진로 탐색 체험을 하며 시험과 무관한 다양한 과목들을 수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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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갭 이어(gap year)' 

영국에서도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탐색 시간을 가진다. 곧바로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1년 간 유예 기간을 가지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곤 하는데 이를 '갭 이어'라고 한다. 갭이어를 가지는 것이 필수는 아니지만, 졸업 후 사회적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기간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다.

영국 내에서도 갭이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긍정적이다. 국가적으로 인정하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대학교에서도 이를 허가한다. 갭이어를 가지고 싶은 학생들은 입학 지원서에 이를 명시하고 활동 계획을 설명하면 된다. 갭이어 사실이 입학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일은 없다. 

영국의 갭이어는 의무과정이 아니라 선택이다. 지정된 프로그램이나 이수 과목이 없다. 학생들은 해외 자원 봉사를 하거나 여행을 다니며 1년을 보내고, 국가 시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영국의 갭이어는 청소년과 성인의 사이, 그 전환기에 학생들이 자아를 탐색하고 정체성을 알아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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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10학년'

덴마크의 학생들은 의무 교육 과정 기간인 9학년을 마치고 난 뒤 진로를 탐색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1년 동안 '10학년'을 보낸다. 기숙형 학교에 들어가서 1년을 보내거나, 기존에 다니던 학교에 1년 동안 더 머물며 부족한 과목이나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탐색하며 10학년을 보낸다. 

기존에 다니던 종합학교가 아니라 대안학교에 입학해서 1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제도는 기숙형 진로학교에 들어가 1년 동안 자유시간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기숙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음악이나 미술, 체육 등 예술 분야부터 승마나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 참여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고 즐길 수 있다.

애프터스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나 10학년을 다니는 학생들 모두 학업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인생을 설계하며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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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갭이어(gap year)'와 '잡 섀도잉(Job Shadowing)'

미국은 유럽에 비해 갭 이어에 참여하는 학생이 비교적 적다. 미국의 갭 이어는 정부 내에서 승인하거나 권장하는 정책이 아니라 몇몇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갭 이어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여행을 하거나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 내에서 운영하는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별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한다.

갭이어 활동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돕는다.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가 있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도 한다. 갭이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자립심과 협동력을 기르고 견문을 넓힌다. 향후 진로 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

청소년 학생들을 위한 '잡 섀도잉' 제도도 마련돼 있다. 청소년의 직업 체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잡 섀도잉 제도를 통해 직업 세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직업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현장 체험 학습에 참여한다. 이후 체험 후기를 작성하고, 진로 계획 수립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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