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오프라인 혼합한 학습 방식
'블렌디드 러닝'의 종류는?

[사진 = pixabay]
[사진 = pixabay]

[EPN 교육정책뉴스 왕보경 기자] 블렌디드 러닝은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온라인, 오프라인을 혼합한 교육 방식을 말한다. 

팬데믹 이후 대면 수업에서 전면 비대면 수업이 되거나 대면과 비대면이 혼합한 방식으로 다양하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블렌디드 러닝'이라고 한다. 혼합형 지도나 하이브리드(hybrid), 기술 매개 지도(technology-mediated instruction), 혼합 모드 지도(mixed-mode instruction)등 다양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블렌디드 러닝은 지난 1998년 웹 기반 학습이 탄생한 후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블렌디드 러닝을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블렌디드 러닝의 종류

블렌디드 러닝은 순환 모델(Rotation), 플렉스 모델(Flex), 알 라 카르테 모델(A La Carte), 가상 학습 강화 모델(Enriched Virtual) 4가지가 있다. 

순환 모델은 교사의 통제에 따라 일정한 시간에 맞춰서 여러 형태의 학습을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순환 모델에는 다양한 하위 모델이 존재한다. 스테이션 순환 학습, 랩 순환 학습, 거꾸로 교실, 개별 순환 학습 등이 있다.

온라인 수업을 미리 듣고 온 뒤 대면 수업에서 실습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거꾸로 교실'은 가장 친숙한 순환 모델이다. 그 외의 순환 모델은 소그룹 학습, 개별 온라인 학습 후 전체 교수 학습, 개인 과제 학습 등 각각의 스테이션을 순차적의 수행하는 방식을 따른다.

플렉스 모델은 원격 수업을 중점으로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없는 체육대회, 입학식, 시험 등은 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유동적으로 학습 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적이다. 

알 라 카르테 모델은 대면 수업에 중점을 두고 일부 과목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알 라 카르테는 코스 요리의 각각 음식마다 가격을 책정해 놓고 선택 주문할 수 있게 해둔 메뉴 차림표를 뜻한다. 이처럼 온라인 수업에서 학교 외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거나 선택 교과를 학습할 수 있고, 다른 학교의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도 있다.

가상 학습 강화 모델은 필수 과목은 대면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원격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주 2~3회 대면 수업을 하거나, 오전이나 오후에만 학교에 등교해 대면 수업에 참여한다. 원격 수업에 중점을 둔 플렉스 모델과 대면 수업에 중점을 둔 알 라 카르테 모델의 중간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 pixabay]
[사진 = pixabay]

해외의 블렌디드 러닝

코로나19 이전부터 블렌디드 러닝을 시행한 학교가 있다. 바로 '미네르바 스쿨'이다. 미네르바 대학은 물리적 캠퍼스가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 기반 글로벌 대학이다. 1 대 100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학생들은 4년간 전 세계를 캠퍼스로 활용하며 대학 생활을 즐긴다. 물리적인 캠퍼스와 교실은 존재하지 않지만 7개국 도시의 기숙사에서 지역 사회를 누비며 사회성을 기르고, 온라인을 통해 강의를 듣는 '블렌디드 러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캐나다의 토론토 e 스쿨도 원격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함께 도입해 학교를 운영 중이다. 일본의 메이세이 고등학교는 메이세이 사이버 학습국을 세웠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블렌디드 러닝 사례인데, 가상의 학교에 학생들을 대신한 아바타가 등교하는 독특한 구조이다. 기존 오프라인 수업과 사이버 학습국에서의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며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한국 국제학교에서도 블렌디드 러닝을 실현 중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친숙하고 즐거운 원격 수업을 제공하고, 점차 학년이 올라갈 수록 높은 수준의 온라인 교육을 제공한다. 원격 수업으로 코딩을 교육하거나 음악, 체육 수업을 진행하며 블렌디드 수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 pixabay]
[사진 = pixabay]

블렌디드 러닝의 장점은?

블렌디드 러닝은 학습자 주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학습자들에게 주도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선택에 따라 진도가 결정된다. 대면 수업에서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은 원격 수업으로 보충할 수 있다.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이 개별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에 맞는 개별화되고 세분화된 맞춤형 학습 자료와 학습 방법을 제공한다. 

시공간의 제약이 적어서 효율적인 수업을 진행 할 수 있고, 판데믹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서 산간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보다 질 높은 교육을 받으며 학습 격차를 해소할 수 도 있다.

오프라인 교육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개별적 관리와 정기적인 학습지도가 용이하다. 교육 대상자들이 학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할 수 있다.

블렌디드 러닝,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학습자들에게 주도권을 부여하며 생기는 단점도 있다. 우선, 순수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학생들의 개별적 교육 수준을 관리하기 어렵다.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에 대해 추가 관리나 집중 학습을 시키기 어렵고, 더 높은 성취를 보인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심화 교육을 진행할 수 없다. 이는 온라인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학생을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데는 이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결과를 낳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습자가 스스로의 학습 관리자가 되어 효율적인 학습 시간 분배를 해야 한다. 수업 진도를 다 나갔다고 해서 추가적인 학습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심화 학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등 주도적으로 스스로의 학습을 이끌어 가야 한다. 교육 속도가 느린 학생들에게는 교사가 직접적인 도움을 주거나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기술적인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는 교사와 학생 모두 스마트 학습 기기에 익숙하고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각 도의 교육청에서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는 등 온라인 수업에 용이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환경이 부족해 블렌디드 학습법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업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 현재 다양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이 있다. 원활하게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은 물론이고, 학습자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또 장애 학생이나 스마트 기기 활용이 어려운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 모두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 시켜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와 정보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내야 효과적인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교육정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