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모집 40%대... 자퇴 후 수능 '올인'
수능 응시자ㆍ대학 신입생 검정고시생 비율 꾸준히 증가

EBS 다큐멘터리K - 교육격차 2부 나의 자퇴기(記) 캡쳐
EBS 다큐멘터리K - 교육격차 2부 나의 자퇴기(記) 캡쳐

[교육정책뉴스 허어진 기자] 정시 모집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자퇴 후 검정고시를 치르고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의 비율이 나날이 늘고있는 추세다.

고등학교 자퇴율 2년 연속 증가…1학년이 절반 이상 차지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고등학교 자퇴생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9년 2만4천68명이던 자퇴생은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1만5천163명으로 급감했지만, 2021년 1만9천467명, 지난해 2만3천440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또한 최근 4년간 고교 자퇴생의 절반 이상은 1학년이었다. 지난해 고교 자퇴생은 1학년이 1만2천78명(51.5%)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2학년 9천271명(39.6%), 3학년 2천91명(8.9%) 순이었다.

자퇴 사유는 '기타'가 62.5%로 가장 많아

고등학생들이 자퇴하는 이유는 크게 ‘부적응’, ‘가사’, ‘질병’, ‘해외출국’, ‘기타’로 분류된다. 2012년에는 ‘부적응’이 자퇴 사유의 45%를 차지했지만, 2022년에는 그 비율이 22%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기타’ 사유는 2012년 28%에서 2022년 62.5%로 크게 증가했다.

‘기타’ 사유에는 검정고시 준비, 대안교육 등을 포함하여 통상 다른 형태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변화는 정시 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시 확대로 내신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검정고시 출신 입학생 수도 증가

전국 대학의 검정고시 출신 입학생 수도 2019년 4천521명에서 올해 7천690 명으로 70.1% 증가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검정고시 출신 입학생 비율도 2019년부터 매년 0.7%→0.9%→1.1%→1.2%→1.3%로 상승세를 보였다.

학교 공부 대신 수능 공부... 자퇴도 "전략"?

수능 준비를 위해 자퇴를 했다는 한 학생은 '학교 공부는 내신 위주, 암기 위주의 수업을 하는데 그것이 수능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오후 4시까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고 1때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치르면 그 다음 해에 수능을 볼 수 있다. 재수를 해도 나이로는 현역이니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기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시 확대 정책이 고교 자퇴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정시 확대로 내신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자퇴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만큼, 자퇴를 고려하고 있다면 자퇴의 이유와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부모님과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자퇴가 결코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강득구 의원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던 학생들이 학교 수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대면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 당국의 제도적 보완과 공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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