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교복의 역사는?

[사진 = 아이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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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N 교육정책뉴스 왕보경 기자] 교복은 학생이 학교에서 생활할 때 입도록 정해진 제복을 말한다.

구성원들이 집단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거나,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교복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학생들의 자율권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입장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 중학생 이후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복을 착용한다. 학생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것이 교복일 만큼 교복이 보편화돼있다. 다른 동아시아권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하면 운동복 스타일의 교복이 생각나고, 일본의 교복하면 '가쿠란'이나 세일러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처럼 나라마다 특색 있는 교복 문화가 형성돼 있다.

반면 북미나 유럽은 사립 학교를 제외하고는 교복을 입는 추세가 아니다. 나라마다 다른 세계의 교복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영국의 교복은 어떨까?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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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교복은? '영국' 

교복은 영국 헨리 8세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교복은 파란색의 트렌치코트 형식이었는데, 파란 정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학생들의 교복이 파란색이 된 이유는 당시 가장 구하기 쉬운 염료가 파란색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1870년 초등교육법이 제정된 후 모든 학생들이 초등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이후로 점차 교복이 전파되기 시작한다. 남학생은 바지와 블레이저, 셔츠를 입었고 여학생은 블라우스에 긴 상의와 넉넉넉한 치마로 구성된 튜닉 드레스를 입거나 짐슬립을 착용했다. 

지난 1944년 교육개혁으로 대다수의 학교가 비슷한 교복 스타일을 추구하게 됐고 하복과 동복이 구분됐다. 여학생의 경우 하계에는 드레스, 동계엔 짐슬립을 착용하게 됐다. 

지금도 영국의 중고등학생들은 교복을 착용한다. 공립, 사립 가리지 않고 대부분 한국처럼 교복을 입는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초등학생도 교복을 입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8년, 영국 잉글랜드에 역대 최고 폭염이 이어졌다. 그런데 기온이 32도를 웃도는 날에도 남학생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없었다. 교칙 상 남학생의 반바지 착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할 수 없던 남학생들이 항의를 하며 '치마'를 입고 등교했다. 학교 규정상 남학생이 반바지를 입는 건 금지였지만, 모든 성별의 학생이 치마를 입는 것은 허용됐다. 

영국 전역에서 수많은 남학생들의 '치마 입기' 열풍이 불었다. 시위 아닌 시위를 진행한 학생들은 "남성과 여성 모두 반바지를 입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에서는 학생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 착용할 수 있는 교복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성별과 관계없이 여학생들도 바지를 입을 수 있고, 남학생들도 치마를 입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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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상징, 프랑스

'자유'의 국가 프랑스답게 통일성을 추구하는 교복이 도입되지 않았다.

지난 1968년 이래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복 착용을 시행하지 않는다. 그전까지는 프랑스에도 교복을 착용하는 학교가 있었다. 잉크 자국을 막기 위해 가운을 입고, 블라우스를 입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모든 권위와 조직, 체제에 반하는 '68혁명' 이후 프랑스는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됐고, 하나의 공동체보다 개인의 공동체를 추구하며 교복도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교복 부활을 찬성하는 여론도 존재하고, 지난 2007년 교육부 장관 사비에르 다르코스는 교복 재도입을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학생들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학교에 등교한다.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학생들의 '단정한 옷차림'을 강조하면서 복장에 제약을 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논조의 발언을 하자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10대들이 크롭 탑을 입는 것에 대한 질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모두를 위해 학교에서는 요구되는 단정한 옷차림(tenue décente exigée)을 입었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교복 지지자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의도나 정체성은 어떤 것도 학교에서 자리 잡을 수 없다"라며 이어 "우리는 특정 원칙들 위에 굳건히 설 수 있다”라고 하며 교내 복장에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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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도 교복이 있을까?

자유분방한 나라 미국에도 교복이 있을까? 정답은 '있긴 있다'

미국도 한국처럼 초중고 시절에 교복을 입어야 하는 학교가 있다. 그러나 교복을 의무화한 나라들에 비해 착용하는 비율이 낮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단 23% 학생만이 교복을 입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개성이 넘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나라인 만큼 교복을 입게 하는 학교들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규제가 적은 편이다. 또 활동성을 고려해 학생들은 다양한 교복을 택할 수 있다. 바람막이나 후드집업 같은 편안한 옷을 입거나 스웨터나 플리스를 교복처럼 착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형마트에서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공립학교는 학교만의 특정한 마크나 무늬가 들어간 교복이 있다기 보다 단색 셔츠에 민무늬 면바지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에서는 학교 로고가 박힌 교복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고 규정이 더 엄격하다. 넥타이를 매야 하기도 하고 치마의 길이나 옷 스타일을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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