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쉼터, 코로나19로 제한 운영
전체적인 쉼터 수 부족 문제도...강남구 쉼터 폐지 등 논란

[EPN 교육정책뉴스 김나혜 기자] 청소년 쉼터가 위기를 겪으며 가출 청소년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가정 내 문제, 학교 부적응 등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가출 청소년들은 대부분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르바이트 등 취업 기회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쉼터는 청소년 보호시설의 일종으로, 이러한 가출 청소년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상담, 진로지도 등의 서비스를 주기도 한다. 갈 곳 잃은 청소년들에게 일시적으로나마 안식처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청소년 쉼터들이 몇 가지 방면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가출 청소년들의 안전과 건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용 제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는 각종 행사 및 시설의 폐쇄, 비대면 전환 등을 유발했다. 청소년 쉼터도 이의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최근 일부 청소년 쉼터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거나 제한적으로만 이용 가능한 상황이 됐다.

정부는 청소년 쉼터를 정원 제한 없이 운영하라고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인원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청소년쉼터 관계자는 이용 정원인 14명을 채워서 받으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를 지킬 수 없다며, PCR 검사로 음성이 확인된 청소년 4명 만을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쉼터 이용 청소년들뿐 아니라 쉼터 직원들까지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불가피한 조치다.

쉼터 수 부족 문제

[사진=연합뉴스]

청소년 쉼터와 관련된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존재했다. 가출 청소년 수에 비해 이용 가능한 쉼터의 수가 적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추산한 가출 청소년의 수는 11만 명 이상이지만, 그중 쉼터 입소자는 3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청소년쉼터는 33곳이며, 그중 중장기 쉼터(3년 이내 보호)는 8곳 밖에 없다. 이용 가능한 청소년 쉼터가 가까운 지역에 없을 경우 가출 청소년들은 다른 지역까지 가거나 결국에는 보호시설 밖을 떠돌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강남구에서는 지난 1998년부터 남성 가출 청소년들을 돌봤던 강남구립 청소년쉼터를 오는 31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인 시선 및 예산의 비효율적 사용이 폐쇄 이유가 됐다. 이로 인해 가출 청소년들은 더욱더 갈 곳을 잃게 될 전망이다.

[사진=가출 청소년이 노출되는 위험, 연합뉴스]
[사진=가출 청소년이 노출되는 위험, 연합뉴스]

길거리로 내몰린 가출 청소년들은 범죄의 타깃이 되기 쉽다. 그리고 생계비 마련을 위해 직접 절도, 성매매 등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들을 돌보기 위한 청소년 쉼터는 오히려 위기를 마주한 실정이다. 그리고 그런 위기들에서는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의 지원 및 인식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출 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기 위해 청소년 쉼터 대책 마련이 시급하겠다.

저작권자 © 교육정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