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세대 정시 인문계열 지원자 중 과학탐구 응시자 45.90%
첫 문이과 통합 수능, 예상대로 교차지원 크게 늘었다

[사진=서울대학교]
[사진=서울대학교]

[EPN 교육정책뉴스 유효미]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인문, 사회계열 최초합격자 중 44%가 이과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첫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지면서 교차지원이 크게 늘었고, 수학 점수가 높은 이과 수험생이 교차지원으로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상향 지원해 합격한 것이다. 

서울대 인문계열 최초합격자 486명 가운데 216명이 이과생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2022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교차지원이 가능한 인물계열 최초합격자 486명 가운데 수능 수학영역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했던 학생은 216명(44.4%)이었다. 

진학사에 따르면 작년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한 이과생이 한 명도 없었지만, 올해는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27.04%가 수능에서 과학탐구에 응시한 이과 수험생이었다. 

[사진=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육정책뉴스]
[사진=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육정책뉴스]

'이과 프리미엄' 이용,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로 가겠다

서울대 외에도 수학 점수가 높은 이과생이 상위권 인문계열 학과에 합격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지난 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지원 가능권인 자연계열 학생이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하고, 동국대 자연계열 지원 가능권 학생이 고려대 인문계열에 합격하는 등 수십명의 실제 합격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고려대, 연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2명 중 1명이 자연계열 수험생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진학사가 정시 합격 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로 교차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학년도 고려대, 연세대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 지원자 중 과학탐구 응시자가 45.90%에 달했다.

작년도 정시모집에서 고려대, 연세대의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이과생은 0.44%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사진=수능을 치루고 있는 학생들, 연합뉴스]
[사진=수능을 치루고 있는 학생들, 연합뉴스]

수학에서 높은 표준점수 받은 이과생이 유리

올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로 변했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보정되지만, 아무래도 수학에 능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되면서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한 이과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학생들의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지고 합격 점수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며 "통합 수능 2년차에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3학년도 대입 전형이 다소 변한 만큼 상황이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는 내년도 정시 모집부터 교과 이수 현황과 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포함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3학년도에는 서울대 정시 선발에 교과평가가 반영돼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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